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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8일: Toxoplasmore와 낙서 1. Toxoplasmose (톡소플라스마)결혼 전 신체검사에 의하면 내게 톡소플라스마 면역체계가 없다고 한다. 문제는, 나는 괜찮은데 태아가 면역이 없으면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임신 후 다달이 혈액검사를 통해 체크를 해야한다고 한다. 톡소플라스마는 고양이의 배설물에 의해서 옮겨지는 질환이란다. 주의사항 : 임신 후, 생야채, 생과일을 먹을 때는 충분히 깨끗이 씻고, 날고기를 먹지 말며, 정원을 가꾼 후에는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을 것, 그리고 고양이를 멀리할 것! "나, 괭인데요? 괭이한테 괭이 면역체계가 없는건 당연한거 아닌가요?"라고 말도 안되는 소리를 거침없이 의사 앞에서 한다고 믿어주랴? 믿거나 말거나 어쨌거나 '반드시 공복에 받아오라'는 소변을 아침에 챙겨서 lab에 갔다주고, 피같은 피(?).. 더보기
생각하는 글) 참치잡이 한 미국인 투자가가 멕시코 연안의 작은 마을을 산책하고 있다. 참치 몇 마리를 실은 배 한 척이 부두에 닿는다. 미국인은 멕시코 어부에게 다가가 참치의 품질을 높이 사면서 그걸 잡는데 얼마나 시간이 걸렸냐고 묻는다.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고 멕시코 어부가 대답하자, 그러면 왜 좀 더 많이 잡기 위해서 좀더 오래 있다 오지 그랬냐고 은행가가 묻는다. 멕시코인이 답하길, 그의 가족을 먹이기 위해서는 그 몇 마리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미국인은 다시 묻는다. "그러면 남은 시간에 뭘 하고 보내십니까?" "난 아침은 느긋하게 보냅니다. 낚시는 조금하고, 아이들과 놀다가, 낮에는 마누라와 낮잠을 자구요. 저녁이면 마을에 나가 친구들을 보고, 그들과 함께 포도주도 마시고 기타도 치며 놉니다. 매우 충실한 삶을.. 더보기
11월 2일: 공장 이 나라는 예약 기다리다가 '앓느니 죽지' 싶은 때가 많다. 당장 이가 아파죽겠어서 치과에 전화하면 한 달, 혹은 의사가 바캉스라도 갈라치면 두 달 후에 오라고 날짜를 준다. 가장 황당했던 경우는 심장이 며칠동안 비정상적으로 뛰길래 심장의를 보려고 전화를 해서 '급하게 보고 싶다' 상황을 설명했건만은 한 달 후에야 예약이 빈다는 답을 들었던 적이 있다. 예미... 앓느니 죽지! 그렇게 기다렸다간 한 달 후에 의사가 아닌 장의사를 보겠다!!!!! 융통성 한치도없는 이들의 냉정함에는 학을 뗀다. 학을 떼. 참고로, 이렇게 미어터지게 예약이 몰리지 않는 의사도 많이 있기는 하다. 다만 진료비를 비싸게 받기 때문에 국가보험으로는 환불이 다 안 된다. 파리에 열흘 먼저 도착해서 마누라 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신랑.. 더보기
10월 24일: 하혈기가 비치다 임신 몇 주인지를 계산하는 방법은 마지막 월경이 시작한 첫날부터라고 한다.임신 6주~8주가 착상이 가장 불안한 시기라며 절대 안정하라고 의사가 충고한다. "출국 예정일이 다음 주 수요일(26일)인데, 장기간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해도 될까요?""비행기 안에서는 10시간을 가든 12시간을 가든 사실 문제가 없구요. 비행 전후에 짐을 싸고 공항까지 움직이고 공항에서 집에까지 가고.. 하는게 피곤한거죠. 출국하셔도 괜찮습니다." 임신사실을 미리 알았더라면 시댁부모와 신랑을 모시고 서울과 지방으로 돌아다니는 그 강행군을 하지 않았을텐데.. 코피까지 흘려가며 빨빨댔던 지난 1주일을 회상하면 무식해서 용감했다는 생각뿐. 크~ 근데 사실 그때는 코피는 흘렸을 지언정 하혈은 하지 않았는데, 의사를 보고나온 다음 날, .. 더보기
그림형제 재크와 콩나무를 시작으로 해서 빨간두건 아가씨, 한스와 그레타, 신데렐라, 백설공주, 잠자는 숲 속의 미녀, 라푼젤 등 어린 시절에 읽었던 동화들이 무차별하게 짬뽕된다.소품, 의상, 특수효과 등 시각적으로 볼거리 끝내준다.대사와 등장인물의 개연성 등 시나리오 구성은 형편없다.포스터를 장식하던 모니카 벨루치는 보다 쪼금 많은 대사를 읊을 정도다. 애들이 볼 영화는 아니다.테리 길리엄 감독님, 대체 어디로 가고 계신 겁니까, 에? 2005. 10. 30. 이집트괭이 더보기
10월 20일: 암흑 속에 반짝이는 불빛 하나 양가 어르신들과 가까운 친척들은 '축하한다'고 난리인데, 막상 나는 임신이 되고도 아무런 생각이 없다. 입덧을 하는 것도 아니고, 배가 당장 불러오는 것도 아니고 얼떨떨~. 역시나, 출산경험이 있는 친척언니가 '착상이 잘 되었는지 보자'며 산부인과에 언니의 진료예약이 있는 날, 내 손을 잡아끌고 병원에 데려갔다. 나: "난 여기 보험도 안 되어 있는데 생돈 내야되는거 아냐?"친척언니: "산부인과는 원래 보험처리가 안돼"나: "잉? 그럼 보험료는 뭣하러 내는거???" 내가 뭘 아나.. 가자는대로 따라갔지. 엄마 손 잡고 감기 예방주사 맞으러 가는 기분으로 쫄래쫄래 따라들어간 곳은 압구정에 있는 호산산부인과. 간호사며, 의사며, 환자며.. 여자들만 왔다갔다 하는 것도 낯설었고, 그것도 배가 불룩한 여자들을 .. 더보기
맛없는 바게뜨를 무슨 맛으로 먹냐고? baguette란 불어로 '딱딱하고 길다락 막대기'를 말한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밥 먹을 때 쓰는 젓가락도 '바게뜨'라고 하며, 요술지팡이는 '바게뜨 마직'이라고 한다. 다만 젓가락은 반드시 2개가 있어야 쓸 수 있으니까 baguettes 라고 복수로 표시하며, 불어에서 단어 끝 자음은 발음하지 않으므로 발음은 불변이다. 수많은 빵 중에 길고 딱딱한 빵을 '바게뜨'라고 한다. 블랙홀님 말마따나 "일단 딱딱하고 맛이 없다". 'delicious'의 반대개념으로서 '맛이 없다(no good)'가 아니라 달고, 짜고, 달콤하고 등 형용할 뭔가의 그 건더기가 바게뜨에는 없다 (no taste). 딱딱한 이유는 매우 간단한 바게뜨의 재료때문이다 : 밀가루, 물, 소금, 그리고 약간의 이스트. 때문에 빵 중에서 가.. 더보기
10월 14일 시댁식구들과 부모님과 함께 경복궁을 구경하고 나와 오후 2시에 청와대 방문에 앞서, 청와대 공식지정 중국집으로 향했다. 류산슬, 팔보채, 고추짜장 등을 시켜서 배부르게 먹고 청와대 방문차량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아, 민방위훈련에 걸려 방문이 20분 지연된다잖나. 순간 배가 살살 아파왔다. 간만에 너무 느끼한 걸 먹어서 그런가, 제대로 씹지를 않아서 그런가? 체한 것 같았다. 수중에 약은 없고, 두 달 전부터 잡아놓은 청와대 방문은 곧 시작될터고. 나무그늘에 앉아 미식거리는 속을 쓰다듬고 있는데, 한 관광버스운전사가 오시더니 지압을 해주시겠단다. 아니, 이런 고맙겠시리...도 잠깐. 고사리같은 내 양 손을 떡주무르듯이 하고, 척추의 뼈마디를 내려치는데, 으아아~~~ "살려도! 나, 안 아플래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