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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밥상에서 투덜대는 아이. 효과적인 대처법 나에게는 딸 하나, 아들 하나, 이렇게 애가 둘 있다. 프랑스에서는 이런 성별의 자녀를 둔 것을 '왕의 선택'이라고 한다. 그러면 나는 왕? ㅎㅎ 딸애의 한국 이름은 '바다'고, 아들은 '나무'다. 바다는 아무거나 잘 먹는 반면에 나무는 가리는 것이 많은 편이다. 밥상머리에서 밥숟갈도 뜨지않고 안 먹겠다고 입을 오리주둥이처럼 내미는 건 늘 나무다. 나무가 먹기 싫어하는 음식은 파, 양파, 당근, 가지, 호박 등이다. 뿐만 아니라 식성도 그지같이 까다로와서 제육볶음을 해주면고기와 밥을 섞으면 안되고, 옥수수 오믈렛을 해주면 송송 썰은 파를 오믈렛과 섞으면 안된다. 한번은 바다가 감기에 걸렸을 때, 보양식으로 양파스프를 해줬는데, 나무는 배는 고프다면서 양파 스프를 안 먹겠다고 버텼다. 우리는 한 그릇을 거.. 더보기
"프랑스에서 '국정화'? 교사가 가만 안 있는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독립운동가 신채호가 한 말이다.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도 이와 비슷한 말을 했다. “역사로부터 배우지 않으면 그 역사를 반복하게 된다. ”(Those who fail to learn from history are doomed to repeat it.) 내가 학교 다닐 때, 역사를 잊기는커녕 안 배운 근대 역사가 있었다. 2012년 생방송으로 진행된 대선후보 TV토론에서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가 ‘다카키 마사오를 아느냐 ?’라는 질문을 던졌다. 내가 답을 해야하는 상황도 아니었건만, 해머로 뒤통수를 마구 두들겨 맞은 듯한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그때까지 난 다카키 마사오에 대해서 전혀 들은 바가 없었고, 다카키 마사오(박정희 전 대통령의 창씨개명 이름-오마이뉴스 편.. 더보기
유대인이 우수하다고? 그건 허구다. 난 유대인이 특별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건 신성화된 픽션일 뿐이다. 유대인이란게 뭔가? 유대교를 믿는 사람과 유대교인 여성의 자식을 말한다. 유대교인은 국적을 불문한다. 왜? 나라가 없이 정처없이 떠돌아다니는데 국적이 다양해질 수 밖에 없는게 당연하잖은가. 피를 통해 전수되는 불가항적인 문화적이고 생물학적인 요소(ethnic)와 선택가능한 종교적인 요소(religion)가 일체되어 명명받는 것이 바로 유대인이다. 이렇게 두 가지 요소가 절충되면 다른 어떤 명명보다도 긴 시간 흘러갈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다. 예컨대 유럽인은 유럽에서 태어나고 자랐다는 지역적 요소(localisation)가 결정하며, 아랍인은 아랍어라는 언어적 요소(language)가 결정하고, 쿠바에서 태어난 쿠바인은 쿠바라는 나라(.. 더보기
한국과 프랑스, 학교에서 가르치는게 다르다 남편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보면 한국과 프랑스, 두 나라 학교에서 가르치는게 어떻게 다른지 드러난다. 전공말고, 의무교육과정에서 배운 내용말이다. 참고로 남편과 나는 하는 일과 전공이 판이하게 다르다. 기본적으로, 양적인 면에서 한국은 프랑스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엄~~~~청나게 많다. 양도 많고, 수준도 굉장히 높다. 예를 들어볼까? 1. 사칙연산 프랑스는 만 3살부터 학교에 가고 (국립은 무료), 의무교육은 만 6세부터 시작되는데, 만 3살 때 학교 안 보내는 사람을 주변에서 보질 못했다. 여튼 만 3살 때 숫자 1에서 5까지 배운다. (겨우?!) 프랑스의 유명출판사에서 한국 어린이들이 보는 산술책을 번역출판하려고 내게 의뢰한 적이 있었다. 결과부터 말하면 출판계획이 취소됐다. 왜냐고? 수준이 너.. 더보기
13세 패륜아에 대한 다른 시각 네이버나 다음이나 메인에 뜬 기사제목들을 보면 패륜아, 패륜부모를 다룬 기사가 거의 매일 올라오고 있다. 선정적이거나 패륜적이거나. 자극적인 기사제목을 메인에 내보내는 건 네이버측이 비교도 안되게 심하다. 물론 네이버의 잘못이 아니다. 스무 개가 넘는 각 언론사에서 기사를 골라 네이버라는 창구를 통해 보여지는 것이니 잘못은 창문이 아니라 창문 너머에서 뭘 보여주려는 이들에게 있다. 독자를 '낚기위해'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제목을 만들어 전송하는 측의 편집이 굴절되도 한참 굴절됐다. 전혀 선정적인 기사가 아닌데도 기사를 읽으려고 클릭하면 옆에 뜨는 섹스관련 광고는 대체 뭔가? 아래 화면을 읽으려고 내려가면 줄줄이 내려와 끝까지 따라다녀요 또. 어린애들하고 같이 앉아 인터넷으로 기사를 읽을 수가 없다. '언론.. 더보기
국제커플의 언어교육: 니도 애 커봐 요즘 어째 계속 육아 관련 글만 올리는 듯한데.. 여튼. 한국 엄마든, 중국 엄마든, 뉴질랜드 엄마든간에 국제결혼한 여성들과 어쩌다 마주쳐 이야기를 하게 되면 가장 먼저, 언어교육을 대화의 소재로 꺼내게 된다. '한국어로 말할 기회가 없었다'기에 '자녀분들과 한국말로 얘기하지 않으세요?'했더니 '다 불어로 얘기한다'고 하셨다. 말은 안 하시는데 '이유가 있었다'고 하시고, '한국말을 어디 쓸데가 있겠냐'며 '우리 윗세대같지 않아서 강요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강요해서도 안되고, 나이가 들어 선택을 할 나이가 되었을 때, 한국어를 배우겠냐고 물어봤더니 아니라고 해서 가르치지 않았다'고 하셨다. 만 세 살 된 자식 키우면서 '나는 한국말로 말하게 시켜요'라고 해봐야 '니도 애 커봐. 그러면 알어'하는 듯한.. 더보기
교육이 뭐길래? 그동안 목이 근질근질하게 쌓여왔던 교육에 대한 얘기를 해야겠다. 한국에서 들려오는 교육에 대한 얘기를 들으면 '이게 아닌데..' 싶어 한국의 미래가 암담해보인다. 그렇다고 현재가 밝은 것은 아니다만 미래마저 암담하게 살 수는 없지 않겠는가? 근데 어느 누구도 '이것은 잘못됐어!'라고 저항하기는 커녕 그 제도 속에서 고통받기를 자처하며 다들 하나같이 '경쟁 속에서 이겨야 해!'하는 목적 하나로 살아가는 것 같다. 그 와중에 이웃인쌀로쥐님의 신념있고 개똥철학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 '그래, 바로 이거야! 그렇지!' 응원한다. 내가 한국 밖에 있어 좋은 점는 우리 아이를 미술학원, 피아노학원, 산술학원, 영어학원, 웅변학원에 보내지 않아도 주위에서 어느 누구하나 간섭하는 사람없고 신념대로 교육을 시켜도 .. 더보기
보모와 엄마 프랑스에서 엄마가 된 이후, 뭔가 발견하고 놀란 것이 있다. 프랑스 엄마들은 다 직장에 나가서 일을 할 줄 알았다. 대기자 명단이 1년치나 밀려있기는 하지만 영유아시설이 잘 되어 있고, 휴가를 잘 쓸 수가 있고, 복직이 보장된 출산휴가를 받으니 얼마나 일하기 좋은가? 내가 프랑스에서 엄마가 되어 다른 엄마들을 만나보니 일하지 않는 엄마들도 상당히 많다는걸 발견하고는 엄청나게 놀랐다. 무엇보다, 일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는 남편의 월급으로 -충분하든 빡빡하든-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그렇다면 일하는 모든 엄마는 남편 월급이 모자라기 때문? 그건 절대 아니다. 남편 월급으로도 충분히 살 수 있어도 일이 좋아서 일터로 돌아가는 엄마들도 많다. 일터로 돌아가지 않는 엄마는? 일하기가 싫어서가 아니라 직장에서 받..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