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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ce 프랑스/Cinéma 영화

악명높은 프랑스 제1의 강도, 쟈크 메스린 (쟈크 메린)

현재 프랑스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는 영화는 어떤 내용의 영화일까요? 11월말 현재 7십만 관객을 동원했다고 하는 화제작은 대강도의 이야기를 다룬 L'instinct de mort (죽음의 본능)L'ennemi public N°1 (공공의 적 넘버원) 입니다. 2부작으로 되어있습니다. 1, 2부가 한 달 간격으로 개봉되었어요.

 

1. 영화 줄거리 (스포일러 없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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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cques Mesrine은'쟈크 메스린'이라고 읽기도 하고, s 발음없이 '쟈크 메린'이라고 읽기도 하는데, 60~70년대 실존했던 악명높은 프랑스 강도랍니다. 영화는 1979년, 메스린의 마지막 날으로 보이는 날로 시작됩니다. 옆에 있는 정부가 비명을 지르는 상태에서 커트가 나고, 시간은 저 옛날 알제리전투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전투에서 볼꼴 못볼꼴 다 보고 귀국한 쟈크는, 아버지가 구해놓은 좋은 일자리에 면접도 보러가지 않죠. 알제리전투에서 자신이 맡아야 했던 역을 혐오하면서 동시에제2차대전 당시 독일 행정부에서 일했다는 아버지에게 악다구니를 퍼붓고 짐 싸들고 집을 나가 버립니다. 도둑질하는 친구와 함께 시작한 좀도둑이 은행강도가 되고, 참한 여자와 결혼해서 세 아이를 갖고도 폭력적인 성격과 강도짓을 버리지 못하게 됩니다. 결국 아내는 떠나고 아이들은 조부모에게 맡기고 새로운 정부와 함께 새로운 땅, 캐나다 퀘벡으로 떠납니다. 강도와 탈옥으로 범벅이 된그의 행적에 길이길이 따라붙을 형용사를 얻게 되죠 : L'ennemi public N°1 (공공의 적 넘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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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부는 프랑스에 돌아온 이후의 활동으로부터 시작됩니다. 법정에 선 쟈크는 법정을 희롱하고 재판을 받다말고 판사를 인질로 도망을 치고 추격전이 이어집니다. 감옥 안에서 '죽음의 본능'이란 제목으로 책을 쓰기도 한 쟈크는뛰어난 변장술, 명석한 두뇌, 여자를 꼬시는 탁월한 능력, 건장한 체격, 능란한 화술과 쇼맨쉽, 잔인성등의 수사어가 따라붙지요. 감옥에 집어 넣어도 세 번이나 탈옥을 하는 그를 어느 누구도 잡을 길이 없어보입니다. 쟈크 하나를 잡기 위해 일개 군대를 풀지만 수포로 돌아가구요. 반면임종하는 아버지의 병실에 잠입해 용서를 빌기도 하고, 자식들에게 남기는 테잎에는'범죄의 세계에는 영웅이란 없는거야'라는 바른 말도 합니다. 하지만기자를 폭행, 살해하고 그 찍은 사진을 언론에 보내는 뻔뻔한 쟈크는 '체포'가 아닌 '그 자리에서 즉각사살'의 명령이 떨어지고, 후반부는 1부의 첫장면으로 회귀합니다.

 

1부 <L'instinct de mort> 홍보용 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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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배우

 

악역만 늘 담당하는 것 같아서 뱅상 까셀이 불쌍해 보이기도 하지만 쟈크 메린 역을 완벽하게 소화함으로서 배우에게 좋은 역, 나쁜 역이라는게 없다는걸 뱅상 까셀은 여실히 보여줍니다.Cecile de France(세실 드 프랑스)와 Ludivine Saigner(뤼드빈 세니에)가 1/2부에서 각각 여주인공으로 나오지만이 영화에서 여주인공의 역할은 매우 작습니다. 쟈크 메스린이 워낙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고 여주인공이 정부로 나오는데 오래 가는 정부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죠. --; 얼마 전 아들을 저 세상으로 보낸 제라르 드 빠르디유가 1부에서 메린의 동료로 출연합니다.

 

 

3. 실제 인물에 대한 묘사

 

이 영화에서 쟈크 메스린은 여자에게 무척 예의바른 남자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쇠고랑을 차고도 카메라 앞에서 자신만만한 미소와 멘트를 날리는 그는 보통은 아닌 게 확실한 것 같습니다만 이 영화에서 그려지고 있는 메스린이 실제 메스린을 어느 정도 제대로 묘사했는가 하는 점에서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메스린을 직접 체험했던 증인들에 의하면 '이 영화에서 묘사한 인물은 실제 메스린이 아니다'라고 했답니다. 메린에게 실제로 하루동안 인질로 잡혔던 사람은 30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의 악몽을 꾸고 있다고 합니다. '진짜 메스린은 이런 것'이라며 영화에 그려진 메스린을 반박하고 그의 악마같은 잔인성을 증언하는 책을 냈다고 해요. 특히나 오랫동안 그의 정부로 있던 여자의 증언도 위 증인의 의견과 같은 류의 것이어서 영화를 통해서 본 메스린에 대한 평가는 보류해야 할 듯 합니다.때문에 영화가 시작되기 전에 '이인물에 대한 시각은 다를 수 있다'는 감독의 자상한(?) 멘트가 떠요.

 

 

2부 <L'ennemi public N°1> 홍보용 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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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메스린이란 인물에 대해서도 생각을 했지만 그 인물을 더 악하게 만들어 갔던 사회를 생각해봤습니다. 예컨대 정의롭지 않은 전쟁에 모집된 군인들이 겪는 심리적 갈등과 괴리, 죄수를 필요이상으로 개취급해서 죄를 반성하기 보다는 악만 남게 만드는 (영화 속에서 퀘벡의) 감옥 등 말이죠. 반면에 또, 사람이 환경탓만 할 수는 없죠. 양쪽 다 생각하게 하는 영화였습니다.

 

 

4. 옥의 티

 

맨 마지막 장면 잘 보시면 말이죠. 2부의 포스터같은 장면이 나올 때 말입니다. 분명히 눈이 감겨있습니다. 그런데 몇 초 후, 카메라가 자동차 천정을 향해서 치켜 올리며 메스린의 얼굴을 잡는 장면이나오는데 여기서는 눈이 떠져있어요. 죽은 사람이 어떻게 눈을 감았다 뜨겠습니까? 눈을 뜨고 죽은 사람의 눈을 감겨주면 몰라도.

 

 

5. 흥행의 원인?

 

관객에게 설문조사를 한 게 아니니흥행의 원인이 뭐라고 제가 알 수는 없죠. 하오마는 2부 보러갔을 때,관객석 한 구석에서 메스린을 옹호하는소음을 내는 소수의젊은이들이 있더군요. 추종자 비스무리한 사람들이이 영화를보러오느라 관객석이 더 많이 점유된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반면에 이 전설적인 인물을 체험했던 시대의 관객들이 차지한 비율도 크겠지요. 관객평가와 프레스평가에서 모두 별 4개 중 3개를 받고 있는 작품이에요. 잔인한 장면들이 몇 있지만 탄탄한 배우들과 한순간도 놓치지 않는 긴박감 등 보러가도 후회하지 않을 영화입니다. 한국에 개봉될 지는 상당히 미지수지만요.

 

 

쟈크 메스린의 실제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