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기간 동안 변화하던 여성의 몸은 출산 이후에도 그 변화를 계속한다. 그중 오늘 하고 싶은 얘는 가슴. ((미성년자 관람가!))
아기를 낳은 엄마라고 누구나 젖이 펑펑 나오는 게 아니다. 젖을 만들어내는 호르몬이 2가지가 있는데, 얘들은 태반이 몸에서 빠져나간 후에 일을 하기 시작한댄다. 자연의 섭리란게 참 희한도 하지.. 그리고 아기가 빨면 빨수록 젖이 생성된단다. 그래서 가능하면 빨리 수유를 시작하라고 한다. 제왕절개를 통해서 낳은 경우, 자연분만보다 젖이 생성되는 속도가 약간 느린데, 그래도 가능하면 빨리 아기에게 젖을 물리면 그만큼 빨리 젖이 올라온다. 내 경우, 수술실에서 나오자마자 젖을 물렸다. 내 사주팜의 조언이었다. 마취가 풀리기를 기다리는 방이 있는데, 그 방에 올라가기 전에, 그러니까 수술실에서 나오자마자 하얀 물질로 덮혀있는 그 어린 것에게 젖을 물렸다. 그 조그만게 젖이 입에 닿으면 오물오물 빤다. 두 다리는 칼로 후벼파도 감각이 없는 반병신같은 상태에서 젖을 물릴 때의 기분을 표현하자면 감동적이기도 하며, 신기하기도 하며, 동시에 감사하고, 또 행복하기도 하다. 아기가 젖을 빤다고 당장 국물 하나 나오는 것은 없지만 그렇게 해줘야 엄마 몸에서 젖이 솟는다.
젖이 올라오는데 걸리는 시간은 사나흘. 사나흘동안 애는 무얼 먹느냐? 엄마 젖에서 colostrum 이라 불리는 회색빛의 반투명한 액이 나오는데, 이 물질은 양은 적지만 굉장한 영양가가 있어서 아가에게 면역체를 전달해주고, 아가 뱃속에 있는 변을 배출하도록 유도한다. 우리말로는 '초유'라고 한다. 젖이 올라 오기 전에 아기는 실질적으로 별로 먹지 않으며, 반대로 뱃속에 있는 변을 배출하면서 체중이 떨어진다. 그래서 갓난아기는 첫사흘 동안 태어났을 때의 몸무게의 총 10%가 준다. 먹지 못한다고 걱정할 것은 없다. 왜? 자연의 섭리니까. 갓난아기는 뱃속이 있을 때의 습관대로 가끔 깨서 먹고 하루 종일 거의 잠만 잔다.
나흘째 되는 날, 드디어 우윳빛의 젖이 나오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젖을 먹으면서 아기는 체중을 조금씩 회복한다. (아기의 체중이 제대로 늘지 않으면 -프랑스의 경우- 병원에서 퇴원 안 시켜준다.) 이렇게해서 출생시 체중까지 돌아오는데 약 3주가 걸린다. 어쨌거나 젖이 올라올 쯤되면 젖이 단단해지면서 아파오는데, 주변 애엄마들에 의하면 '분만의 고통만큼이나 아프다'고들 호소한다. 근데 안 아픈 사람도 간혹 있다. 바로 나! --;
안젤리나 졸리의 가슴을 기다리는 사람들, 지금까지 많이 실망했겠다. 자, 지금부터다. 하하.. 젖이 이렇게 올라오고 나면 임신 기간 중에 부풀던 가슴이 더욱 부풀어지는데, 파멜라 앤더슨의 가슴은 좀 너무했고, 안젤리나 졸리의 가슴처럼 부풀어 오른다. 실망스럽게도 이 가슴이 평생가는 것은 아니지만. 자연의 섭리란 매정하기 짝이 없지. ㅜㅜ
아기랑 외출하는 경우, '안젤리나 졸리의 가슴'을 난 어디서고 언제고 풀어헤친다. 그 누구도 아닌 내 새끼가 원하면. 그것이 내가 한국에서 자라면서 보아온 '엄마(들)'의 모습이었다. 그런데, 오늘 야후 프랑스에서 아주 재미난 기사를 읽었다. 미국에서 젖을 빠는 아기의 모습을 표지사진으로 실은 잡지(2006년 8월호)가 발간된 이후, 5천통의 항의서신이 빗발쳤다는거다. 4개월된 아기의 엄마가 보낸 편지에 의하면 "엄마 젖꼭지에 찰싹 달라붙은 아기를 보고 구역질이 나는 것 같다" 또 다른 엄마는 "혐오스럽다" "잡지 표지를 찢어버렸다" "남편이 볼까봐 민망하다"고들 했단다. 미국 모유 수유 협회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57%의 설문자가 사람들 앞에서 젖먹이기를 꺼린다고 답했으며, 72%는 젖 먹이고 있는 여성을 TV방송에 내보이는 것을 탐탁지 않게 평가한다고 한다. 그들 혹시 아기가 엄마 젖을 빠는 모습에서 응큼하게 안젤리나 졸리나 파멜라 앤더슨을 떠올리는 것은 아닐까? 싶다.
(관련기사 원문은 메모로그, "Un bebe tetant un sein: "shocking!" pour les Americains" 참조)
< 문제의 잡지 표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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