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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varde 잡담

유럽이 세계(The World)냐?

1차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생겨난 추상주의에 대해 퐁피두 전시담당자가 설명하면서 'mondialisation(세계화)'란 단어를 쓰더군. "왜 세계화?"냐고 물으니 '러시아, 독일, 네덜란드, 그리고 프랑스에서 일어났기 때문'이라는거야. '미국에선 일어나지 않았지만...'이라고 토를 달더니 무리 중에 동양인이라곤 유일했던 내가 '세계화'란 단어에 이의를 달고 가만히 전시담당자를 쳐다보고 있으니까 '아프리카에도 없었고...', 계속 쳐다보고 있으니까 마침내 '중국에도 없었고'.

그게 무슨 '세계화'야? 추상주의는 유럽 내에서의 움직임이었다고 솔직히 인정해. 유럽이 the world(세계)니? 아시아, 아메리카, 아프리카, 오세아니아가 다 빠졌잖아? 웃기는건, 유럽 밖에서도 서양(유럽+북미)이 the world라고 철떡같이 믿는 이들이 있다는거야. 우리가 중고등학교에서 '세계사'라고 배웠던 걸 상기해본다면 말이지. 그건 세계사가 아니라 '서양사'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