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에 친환경적인 식습관 1편으로 '유기농이되 친환경적이지 않은 식품'을 설명하다가 유채씨유 얘기를 잠깐 했는데 쪽지와 덧글로 많은 분들께서 '그럼 어떤 식용유를 써야하느냐?'고 물어오셨어요. 오늘은 식용유 얘기를 간략하게 마자 더 하고, '유기농이되 친환경이지 않은 식품'을 이어서 계속 다뤄볼께요.
기름이 저렇게 다양한 건 지방질을 얻어낼 수 있는 원료가 다양하기 때문인데, 각 식용유마다 향이 다르고, 맛이 다르고, 영양이 다르고, 발화점이 달라서 어떤 요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선택의 여지가 달라집니다. 식용유도 그렇고, 식초도 마찬가지죠.
식용유는 크게 샐러드용(또는 양념용)과 요리용으로 나뉩니다.
요리용 중에는 일반요리와 튀김요리용으로 나뉘구요.
샐러드용(양념용)은 샐러드에 넣거나 조리가 끝난 뒤에 양념으로 넣어 생으로 먹구요,
요리용은 지지고 볶아 열을 가해도 되는 식용유,
튀김용은 일반요리보다 훨씬 더 높은 온도에서 튀길 때 씁니다.
이들을 구분짓는건 각 기름의 발화점이에요.
각 기름의 발화점 (자료 출처: 프랑스 위키페디아)
유채씨유(달맞이꽃씨기름) : 107도(비정제) 177도(반정제) 204도(정제)
올리브유 : 191도(extra virgin) 216도(virgin) 242도 (정제)
해바라기유: 107도(비정제) 232도(반정제, 정제)
땅콩기름: 160도(비정제) 232도(정제)
포도씨유: 216도(정제)
참기름: 177도(비정제) 232도(정제)
콩기름: 160도(비정제) 177도(반정제) 232도(정제)
호두기름: 160도(비정제) 204도(반정제)
팜유: 240~260도
버터: 150도
정제유가 발화점은 높지만 정제과정에서 정제유가 갖고 있는 영양을 많이 손실합니다.
실과 득이 공존하는거죠.
발화점 이상이 되면 아무리 좋은 기름이라도 변성하면서 암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을 생성한다고 해요.
발화가 되는건 어떻게 아냐구요?
기름이 연기를 내거나 뽀글뽀글 허연 거품을 내는걸로 알 수 있어요.
참고로, 볶는 동안 음식이 갖고 있는 수분이 증기상태로 날아가는건 발화가 아니에요.
문제의 팜유 (야자유)?
한국에서 참기름, 들기름을 전통적으로 써왔듯이
팜유는 야자수가 많이 나는 열대지방에서 주로 써오는 식용유에요.
지난 글에서 제가 '문제의 팜유'라는 언급을 했습니다.
팜유가 문제가 되는건 원래 얘는 포화지방산이 많아서 실온에서 고형으로 존재하는데,
수소를 주입해서 액체화시킵니다.
그 기름에 튀기는거죠. 그렇게 되면 얘가 -건강에 그렇게 안 좋다는- 트랜스지방으로 바뀌어요.
단위면적당 생산 단가가 팜유가 제일 싸기 때문에 가공식품 산업에서는 이 수소 주입된 팜유를 많이 씁니다.
라면, 과자, 비스켓, 시리얼 등등등.
유기농 제품에 쓰인 팜유가 수소화된 것인지 수소화되지 않은 것인지 잘 살펴보세요.
그리고, 식물에서 채취하는 식용유에는 불포화지방산이 많고, 동물성 지방에는 포화지방산이 많습니다.
근데, 야자유에 있는 지방은 식물성임에도 불구하고 포화지방산이 많습니다. 많이 섭취하면 건강에 좋지 않아요.
한 가지 더, 야자유는 -유기농이든 아니든간에 야자유 생산 자체가 환경을 망가뜨리고 있어요.
야자유가 식용유 중에 생산단가가 제일 싸고 발화점이 높기 때문에 과자, 비스켓, 쿠키, 시리얼 등
가공식품업체에서 다량으로 쓰입니다. 이 야자유를 더, 더, 더 생산하기 위해서 숲이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
요즘은 야자유로 만든 화장품이 등장하고 있지요.
지구가 몸이라면 숲은 허파에요.
숲은 산소를 만들어내고, (온실효과를 내는) 이산화탄소를 잡아두는 매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숲이 사라지면 숲이 잡아두고 있던 엄청난 양의 CO2가 대기로 올라가는거에요.
그 CO2가 땅에서 반사되는 태양열을 지구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잡아둡니다.
숲을 밀어내고 야자수가 대량으로 심어지고, 맛난 쇠고기를 얻기위해 방목지로 만드는 과정이
지금 당신이 이 글을 읽는 순간에도 열대우림에서 자행되고 있습니다.
CO2발생량이 해가 갈수록 늘고 있어요.
똑딱 똑딱! 축구공만한 면적의 열대우림이 매 2초마다 사라지고 있습니다.
지구는 숨을 점점 쉬기 힘들어지고 있는데 인간은 그놈의 쇠고기와 식용유를 얻기위해
지구의 허파를 날름날름 도려내고 있습니다.
지구가 숨을 쉬기 힘들어해요. 우리 인간은 그 지구 안에 살고 있는데 말이에요.
음식을 익히려면 대체 몇 도가 필요한걸까?
요리방법에 따라 다릅니다.
바베큐는 180~250도,
볶거나 튀기는 요리는 170~220도,
삶거나 찌는 요리는 100~110도.
유채씨유(유기농), 땅콩기름, 그리고 한국에서 가져온 참기름과 들기름이 있습니다.
땅콩기름은 시어머니께서 튀김에 쓰시려고 사셨는데, 그 이후로 저희가 튀김을 안 해먹기 때문에 쓸 일이 거의 없네요.
유기농가게에서 요리용 기름으로 해바라기씨유를 권해줬습니다. 저도 긴가민가하면서 사오기는 했는데,
위 사진에 보이기도 '후라이팬에 익히는 용도'라고 써있어요. 틀림없이 반정제거나 정제유겠지요.
유기농 아닌 해바라기씨유는 인터넷 장보기로 구입한건데 유기농인줄 알았는데 배달된거 보니까 아니더라구요. OTL 토코페롤이 들었다는걸 보니까 비정제유거니 (확실치는 않지만) 샐러드용으로 씁니다.
저희 집에 있는 식용유를 다시 정리하면
샐러드용은 올리브유, 유채씨유, 해바라기씨유(비정제), 참기름, 들기름,
요리용은 파스타요리에 올리브유, 부침에 해바라기씨유(정제), 한국요리 국 끓을 때 참기름과 들기름,
튀김용은 (행여나?) 땅콩기름을 씁니다,만 실제로 튀김을 전혀 해먹지 않아요.
튀김 자체의 느끼함을 싫어하기도 하지만, 지방을 지나치게 섭취하니 건강에 안좋고,
튀긴 다음에 남은 기름을 하수구에 버릴 걸 생각하면 수질오염이 되거든요.
기름이 물 표면을 감싸면 물에 산소공급이 되지않아 자연정화를 방해합니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남은 기름은 모아다가 특수쓰레기 처리장에 갖다버려야하죠.
여튼 올리브유든, 해바라기씨유든, 포도씨유(다 써서 없어용, 그리고 유기농 제품을 아직 못 구했어요)든
한결같이 병 뒤에 이렇게 써있어요. : '180도 이상으로 조리하지 마시오'
참고로, 후라이팬을 강불에서 5분동안 그대로 두면 200~230도까지 올라갑니다.
자, 그럼 후라이팬에 두를 기름은 뭘 써야 할까요? 답이 나오죠.
첫째, 발화점이 180도 이하인 식용유는 샐러드나 양념용으로 쓰시고, 지지고 볶고 튀길 기름은 발화점 180도 이상인 것을 써야겠지요. 정확히 어떤 식용유를 써야할 지는 자료를 다 공개했으니 알아서 선택하세요.
둘째, 가능하면 낮은 온도로 조리합니다. 처음에 강불로 했다가 팬이 달궈지면 중불이냐 약불로 내리면 됩니다.
셋째, 아니면 강불에서 빠른 시간내에 볶은 후 불판에서 꺼내야겠지요.
넷째, 무엇보다 식용유를 쓰지 않고 조리하는 겁니다.
식용유를 사용해서 지지고 볶은 지는 인류 역사상 불과 150년 밖에 안된다고 하죠. 서양에서도 식용유는 고기를 오랫동안 '보관(!)'하는데 이용했답니다. 고기에 기름을 발라 산화를 방지하려는 목적이었죠. 식용유를 쓰지않고 어떻게 요리를 할까? 이번 글이 충분히 길어졌으니 이건 다음 번에 다루겠습니다.
특히 전구의 빛이 아니라 태양 빛이지요. 직사광선 뿐만 아니라 반사광선에서도 반응을 합니다.
그러니 어둡고 열이 없는 곳에 보관하셔야 됩니다.
한국에 가서 보니 식용유를 플라스틱 병에 많이들 넣고 팔든데, 기름병은 유리병이 좋아요.
이 외에도 기름은 포화지방산 vs 불포화지방산, 오메가-3 vs 오메가-6 등 각 기름마다 성질이 달라요.
지금까지 기름에 대해 다 정리한 것 같은데 이건 또 뭐야... 아, 점점 복잡해집니다. ^^;
이들 얘기는 언제 다음에 합시다.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이런 정보는 다 얻으실 수 있을꺼에요.
여튼 오늘은 발화점으로 구분하는 식용유까지만 얘기만 하고 여기서 마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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