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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logie 친환경/Vie saine 건강한 삶

수퍼 박테리아의 배양세균의 주는 인간!

수퍼박테리아와 관련된 불어로 된 2개의 기사를 요약합니다. 6월 12일에 트윗으로 이미 다 내보내긴 했는데, 트위터를 안 하시는 분도 많고, 저또한 트윗으로 내보내고나면 내용을 다시 찾기가 힘드니 글로 하나 정리해두는게 좋겠죠.

수퍼박테리아가 스페인도 야채도 아닌 근거 2가지 :

(1) 독일의 '북부' 피해자가 다수라는 사실로 볼때 과일/야채일 확률이 적다.
(2) 스페인에서 시작됐다면, 덥고 습한 환경에서 박테리아가 급속히 번식했을텐데, 스페인 피해자가 없다.

6월 10일, 독일 보건부는 10일 현재 33명의 사망자를 낸 전염병의 원인은 발아채소이며, 배양세균의 주는 -소가 아닌 (그래서 항생제가 듣지않는다)- 인간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참고로, 6월 14일 현재 사망자 36명)

발아채소를 먹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혈변과 기타 증상을 일으킬 확률이 9배 높다. 뿐만 아니라 고기나 산성식품을 많이 먹으면 장에서 비정상적인 부패가 진행되어 몸에 나쁜 박테리아가 급증한다.

독일 Gärtnerhof의 유기농장과 그 근처에서 발아채소, 비료, 농기구, 일하는 사람들, 가축 등 800여 가지의 분석이 며칠간에 걸쳐 행해졌으나 어느 것에서도 문제의 박테리아가 검출되지 않았다.

수퍼박테리아는 미친 과학자가 연구실에서 만들어낸게 아니라 박테리아와 바이러스의 성질이 그렇듯 자연진화한 것.
19세기 프랑스의 의학/화학/약학/과학박사였던 쟈크 엉뚜완 베샹은 세균(박테리아)은 일정 조건하에서 진화와 변형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바이러스나 박테리아가 서로간 결합하거나 변이를 일으켜 새로운 병원체를 형성할 수 있다는걸 오늘날 우리는 알고있다.

홍콩의 북경 게놈 연구소(BGI)가 분석하고, 독일의 위험평가 연방연구소(BfR) 과학자들이 박테리아의 DNA를 검사한 바에 의하면, 수퍼박테리아는 두 개 종자의 교차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하나는 중앙아프리카에서 발견되는 Eaec 타입의 박테리아와 매우 흡사한데, 인간의 소화기관에서 산다. Eaec가 Ehec 박테리아와 결합해서 용혈성 독소증후군(영어로 hemolytic uremic syndrome, HUS)을 일으켜 신장을 마비시키고, 소화기관과 뇌를 공격한다.

참고자료 :
Une ferbe 'bio' à l'origine de l'épidémie de bactérie tueuse, Le Figaro, 6월 10일자.
Bactérie tueuse: l'origine humaine, Tribune de Genève, 6월 10일자.


6월 11일자 중앙선데이 해외만평에 '진짜 수퍼박테리아는 인간'이라는 카툰이 실렸죠. (카툰보기 클릭~)
6월 12일까지만해도 수퍼 박테리아의 정체에 대해서 우리말로 자세히 설명한 기사는 없었습니다. 지금은 모르겠네요.

이해가 잘 안되시는 분들을 위해서 좀더 장황한 설명을 드리면요.

몸 속엔 좋은 박테리아와 나쁜 박테리아가 살고 있는데, 나쁜 박테리아가 일정한 조건이 주어지면 활동이 더 강해집니다. 나쁜 박테리아의 대표적인 예로 위염을 일으키는 '헬리코박터 필로리'라는 박테리아가 있는데, 위벽을 뚫고 들어가 살며, 위산에도 죽지를 않는답니다. 평상시에는 존재해도 큰 탈이 없다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피로가 누적되어 인체의 면역력이 떨어지면 헬리코박터 필로리가 급격하게 증식해서 위벽을 공격하죠. 그 고통은 이루말할 수가 없습니다. 반면에, 몸에 이로운 박테리아도 있어요. 인체의 소화기관에 좋은 미생물이 없다면 소화도 잘 안되고 동화작용이 일어나지 않아요.

박테리아성 질환에 흔히들 항생제를 씁니다. 영어로 항생제를 '안티바이오틱(anti-biotic)'이라고 부르는데, 좋든 나쁘든 박테리아라는 모든 박테리아를 다 죽입니다. 적군을 죽이기 위해서 아군의 희생도 불사하는, 한 마디로 가미가제로 보시면 돼요. 반면에, 몸에 나쁜 박테리아는 죽이고 몸에 이로운 놈은 살려두는 제품들이 있는데 이를 '프로바이오틱(pro-biotic)'이라고 합니다.

자, 이제, 훠~이 공간이동을 해서 중앙아프리카로 갑시다. 그 원주민들 소화기관에서만 발견되던 박테리아(Eaec)가 장거리 여행을 한 유럽인에게 어느날 옮겨집니다. 그리고 박테리아나 바이러스의 특성상 변이하고 진화를 하죠. 인체의 소화기관 내에서 말입니다. Eaec가 Ehec과 결합해서 장출혈성 대장균의 일종인 전에 없던 새로운 박테리아가 탄생해요. 프랑스에선 E.coli라고 부르는데, 한국에서 Ehec으로 부르는 듯하고.. 둘 중에 헤깔린다.. 여튼.

E.coli 박테리아 보균자가 화장실에서 손을 씻지 않고 나온 채로 서빙을 했다고 생각해봅니다. 그가 서빙한 음식이 뭐든 상관없어요. 박테리아는 적정한 온도(25~35도)와 습도하에서 20분에 2배로 증식합니다. 박테리아가 전파되는거에요. 발아채소가 영양가가 높아서 샐러드에 잘 얹어먹죠. 발아채소 자체는 E.coli 박테리아가 없는데, 발아아채소를 먹은 경우, E.coli 박테리아로인해 심한 증상을 보일 확률이 9배 높아진다고 해요. 일종의 촉매작용을 하는거죠.

이런 상상을 할 수 있겠죠. E.coli 보균자가 화장실에서 손을 씻지않고 나와 서빙을 하고, 그걸 먹은 손님은 보균자가 되며, E.coli의 잠복기는 3~8일입니다. 그 후, 이 손님이 발아채소가 든 샐러드를 먹게된다면... 용혈성 독소증후군을 일으킬 가능성이 9배가 되는 겁니다. 

박테리아는 단순한 신체접촉으로 감염되지는 않고, 이동경로는 타액을 통해서, 오염물이 묻은 손을 입에 갖다대거나, 오염물이 묻은 음식을 먹은 경우 등, 다시 말해서 구강을 통해서 전염됩니다. 소화기관에서 번식하는 박테리아니까요. 한국인은 반찬과 국을 여럿이 같이 먹기 때문에 헬리코박터 필로리 보균자가 전국민의 95%라고 합니다.

헬리코박터 필로리의 경우, 보균자라고해서 반드시 위염 증상을 보이는 것은 아니고, 면역력이 떨어졌거나 면역력이 떨어지는 습관, 몸에 나쁜 미생물이 증식하기 좋은 식사를 즐겨하면 그 틈을 뚫고 질병이 득세하는거죠.

E.coli 박테리아는 여튼 헬리코박터보다 훨씬 강한놈 같네요. 특히나 인체의 소화기관에서 진화를 한 탓에 항생제에 내성을 보인답니다. 그래서 '수퍼박테리아'라는 별명이 붙었지요. 수퍼박테리아의 출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지요. 항생제가 듣지 않는 박테리아, 사람이 키운 박테리아라고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합니다. 항생제 남용의 폐해를 아시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