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달부터 찾아온 아이의 땡깡. 우리말로 '생떼'라고 하죠. 엄마, 아빠를 그야말로 '미치게' 만드는 만 세 살 반의 생떼를 어찌할까? 아이가 뭐가 불만인걸까? 고민고민하면서 책도 뒤지고, 아이를 많이 다뤄본 분야의 사람들과 얘기도 해보았어요. 학교 담임선생님도 만나봤는데 학교에선 아~~무 문제없고, 착하고 똑똑한 모범생이라고 하시더군요. 하여, 이구동성으로 내린 결론. 성장과정의 일부다 ! 이 시기는 지나갈 것이다 !!! (오, 플리즈~~)
만 3살이 넘으면 자기중심적 성향이 강해지면서, 아이가 명령하고 고집부리는 능력의 테두리가 어디까지 가는 지 그 한계를 시험해보고 싶어한답니다. 부모의 인내심의 한계를 시험하고 싶어하고, 어른이 그 한계에 도달했을 때 어떤 반응을 부리는 지 시험해보고 싶어진다는군요. 이때 어른이 소리를 지르고 화를 내거나 때리면 아이의 신경을 자극해서 오히려 아이의 신경질을 더욱 강화시킨다는 거에요. 그리고 아이 역시 화가 나면 소리를 지르고, 타인을 때리는 등 화가 났을 때의 반응을 어른으로부터 배우게 됩니다. 내가 아이에게 하는 반응을 아이가 보고 배우고 있다는 걸 늘 유념해야지요.
아이가 생떼를 부릴 때, 대처방법 0순위 : "안 된다고 한 건 절대로 번복하지 않는다"
며칠 전, 학교에 갔다온 아이가 배고프다고 간식을 찾았어요. "늘 그렇듯이" 먹기 전에 비누로 손을 씻고 오라고 했죠. 아이는 손 안 씻는다, 간식 줘라,하며 저랑 씨름을 했어요. 아이가 원하는 과자를 꺼내서 보여주고는 "자, 이제 손만 씻으면 되겠네" 아이는 "과자를 달라"고 시위를 했습니다. 제가 과자를 높은 선반에다 올려놓자 아이는 소리를 지르고 엉엉~ 울며불며 아빠한테 전화하겠다고 하더군요.
전화를 걸어줬죠. "아빠, 엄마 못 됐어! 엄마가 내 과자를 숨겼어!"
수화기 저편에서 들리게 말했습니다. "얘가 손을 안 씻어!"
아이는 아빠를 기다리며 '과자~ 과자~'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때까지 심드렁하니 제 반응은 한결같았죠. "손 씻고 와~"
아이의 반응도 한결같았고요, "내 과자 줘~" ㅠㅠ
배가 고프다는 녀석과 장장 1시간동안 연장전을 벌였습니다.
아빠가 퇴근하고 들어와 "간식을 먹기 전엔 손을 씻어야지. 어서 손 씻고 와." 이번에는 아이가 저항하지 않고 손을 씻으러 가더니 제게 다시 와서 고분고분하게 "엄마, 손 씻고 왔어요. 과자 주세요" 식사 전에, 간식 전에 손을 씻는 건 매번 하던 습관이었고, 아이도 그 습관을 익히 알고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가 소리지르고 떼를 쓰면 '안된다'고 했던 것이 '된다'로 될까?를 테스트하고 싶었던 거지요.
'안된다'고 했는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악을 쓰고 버티니까 얼마 후에 '돼'가 되면 아이는 '아하~ 소리 지르고 떼를 쓰면 먹히는구나 (= 내가 원하는대로 부모가 해주는구나!)!'를 체험으로 익히게 된답니다. 이후에는 부모가 좋은 소리로 한 마디를 해도 말을 안 듣게 되는거지요. 늘 실랑이를 하고.. 아이에게 끌려가고...
아이가 생떼를 부릴 때, 대처방법 1순위 : "신경질 부리거나 화내지 말고, 이유를 설명한다"
웃지말고 단호하게 '안돼'라고 했으면, 끝까지 평정심을 유지하며 '안돼'를 유지하고, '왜?'라고 이유를 설명한다. 한 번 갖고 안돼죠. 여러 번.. 수 십 번.. 이해 못하면 할 수 없구,하는 마음으로 마음을 비우고.
하지만 부모가 성인(saint)이 아닌 고로 어떤 상황에서는 화가 날 때가 사실 있어요. 그럴 때는 '난 이러이러해서 화가 났어!'라고 아이에게 말하는 것도 효과가 있더라구요.
생떼를 심하게 부리면 벌을 주기도 한다.
저는 아이가 떼를 써서 화가 나면 "네 방으로 들어가! 차분해지거든 그때 나와서 다시 얘기해!" 하고 방으로 보내 버립니다. 저는 거실에 있구요. 그렇게 떨어뜨려놓고나면 애가 울고 불고 하다가도 어느덧 울면서 화도 풀리고, 저도 신경질이 수그러들어요. 대개 아이가 "엄마, 미안해~"하고 나와서 화해하는 걸로 끝이 납니다. 이럴 때는 꼭 안아줘야지요.
정말 아주 심하게 떼를 쓰면 벌을 줄 때도 있어요. 벌을 줄 때는 아이가 정말로 좋아하는 것을 완전히 금지시키거나 파괴하지 말라고 해요. '앞으로 사흘동안 뽀로로 못 봐!' '앞으로 사흘동안 사탕 없어!' '오늘은 못 나가 놀아!' 정도의 벌은 어린 아이에게 치명적이지는 않지만 벌을 벌로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이에요. 하지만 예컨대 아이가 가장 아끼는 장난감을 어른이 홧김에 동강내버린다거나 하면 아이는 큰 상처를 받는다지요.
길에서 생떼를 부를 때, 대처방법 : "딴소리 한다"
'방에 들어가!'를 할 수도 없고, 길에서 아이가 생떼를 쓸 때는 참 난감하지요. 이럴 때는 '딴소리 전법'을 써보랍니다. "어 저기 봐! 빨간 새가 날아가네?" "저봐 저봐, 줄무늬 고양이가 길을 건너간다!" 아이들은 호기심이 많아서 울다가도 뚝 그치고 쳐다본다네요. 그러면 "이런.. 벌써 가버렸네?" 근데 이 방법은 기억력이 깜빡깜박하는 어린 나이에는 좋은데 만 세 살만 넘어가면 기억력이 좋아져서 한번 집착하기 시작하면 몇 시간동안 안 잊어버리더군요. ㅠㅠㅋ
아이가 생떼 부릴 때, '엄마 말 들어. 부모에게 복종해'라는 말은 가능하지만
'내가 시키는대로 해!'라는 말은 절대 하지 말랍니다.
이 시기의 아이가 배워야 하는 것은 사회적 규율이지 누가 시키는대로 하는 굴종이 아니거든요. '누군가가 시키는대로 해야한다'고 여기게 되면 아이가 어른이 되었을 때도 엄마/아빠를 대신해서 자신에게 '해라/하지 말라'고 지시해주는 누군가를 필요하게 된답니다. 아이가 조금 더 크면 스스로 생각해서 판단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겠지요.
재미난 에피소드 하나 쓰면서 마치렵니다. 지난 주말이었나? 외출하면서 또 아이가 길에서 떼를 쓰길래 엄한 목소리로 한 마디 했어요.
나 : "네가 18살이 될 때까지는 엄마 아빠가 결정과 판단을 내리는거야. 네가 18살이 되거든 그때는 네 맘대로 해!"
아이 : "난 3살이야!'
나 : "그래. 넌 3살이야. 그러니까 엄마 아빠 말 들어! 18살이 되면 그때는 네 맘대로 해."
(스물까지 숫자는 셀 수는 있어도 아직 수 개념이 없죠.. -,.-)
아이 : (아빠를 쳐다보더니) "아빠는 18살이야?"
아빠 : "나는 18살하고도 두 배 많지."
하하하.. 웃다보니 애도 깔깔거리다가 생떼가 흐지부지.. 분위기 좋아졌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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