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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ce 프랑스

다시보자, 프랑스(1)-특산품이 없는 나라

얼마 전에 우리 부모님과 신랑 부모님이 만나 선물을 교환하셨다. 울부모님은 종이공예, 나무를 반만 깍은 부처상, 매듭, 조각보, 인삼, 하회탈 등을 신랑 식구에게 드렸다. 신랑 부모님은 프랑스 각지의 풍경사진책, 포도주 한 병, 포도잎사귀 모양의 브로우치를 한국 식구에게 드렸다.

 

한국에서 온 선물을 풀자 프랑스 식구들은 눈과 입이 벌어졌다. "어머나~~!!!"

각 선물이 갖고 있는 전통적인 의미를 설명해드렸다.

그때 느낀건데, 프랑스는 '프랑스다운' 뭔가 특색이 나는 선물을 사갈게 없다는거였다.

 

포도? 그건 한국에도 있다. 포도주 제조 방법이 달라서 그렇지.

보르도산 포도주? 그래, 좋다.

근데 포도주는 칠레도 만들고, 캘리포니아에서도 만든다.

소믈리에 아니고서야 산지와 가치 구분해가면서 맛보기 정말 힘들다.

그리고 선물받은 포도주 한 병 갖고 몸보신하기는 새발의 발톱에 낀 피다.

그렇다고 진짜 값어치 있는 포도주를 선물하려면 100년 이전 산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데,  귀해서 목구멍에 안 넘어가는 그런 술은 간떨려서 프랑스인들은 선물로 못 산다.

목구멍에 안 넘어가는 술, 받았다고 치자. 꿀떡 한번 넘기고 나면 남는게 없다.

그래도 포도주와 꼬냑이 프랑스 특산품이라면 미성년자 여행객들은 뭘 사가나?

술 한 잔에 핑~ 도는 나는 프랑스에 와서 대체 뭘 사가냐고?

뭔가 두고두고 볼만한 그런 특산품 없냐 말이다.

관광지에 가봤자 머그컵에 모나리자나 그려있고.

모나리자가 어디 프랑스 것이냐? 이태리서 훔쳐온거지.

한번 바꿔서 생각해보자. 한국에 와서 고작 특산품이라고는 소주밖에 없다면?

 

에펠탑? 프랑스에 처음 여행와서 산 손톱깍이가 드럽게 안 깍여서 결국 손톱깍이만 3개를 산 적이 있다. '얘들은 손톱깍이 하나 제대로 못 만드나?'하는 푸념으로 들른 노점상에서 세 번째 것을 샀는데, 손톱깍이 겉면에 에펠탑이 그려있었다. 파리 온 기념품도 되고, 기능도 잘 들고, 좋다! 샀다. 근데 그거 아나? 뒤집어보니 made in Korea라고 적혀있다.

 

우리에게 프랑스란 나라가 너무나 잘 알려져서 더이상 신기할 게 없는 때문일까?

아니면 프랑스에서 더이상 전통이란 사라진 탓일까?

한번 바꿔 생각해보자. 한국에 와서 고작 특산품이라고는 소주밖에 없다면?

선물로 준비해갈 특산품이랄게 없는 나라, 프랑스,라고 생각하니 맥이 좀, 아니 많이 빠진다.

한국은 가진게 이렇게 많은데 대체 프랑스가 가진게 뭐지? 라는 의문이 생겼다.

 

몇 달 전에 한국에서 손님이 한 분 왔다갔었는데, 샹젤리제를 걸으면서 그 손님께

"기념품으로 뭐 사가실꺼에요?" 하니까 

"살 거 없어요. 한국에 가면 다 있어요" 하더라.

 

맞는 말이다. 한국에 가면 다 있다.

옷도 한국이 더 저렴하고, 디자인도 훨씬 더 예쁘고, 품질도 더 좋다.

화장품도 한국이 요즘 얼마나 발전을 많이 했는지 가격도 다운되고, 마사지 제품은 사용하기 용이하게 만들어졌으며, 품질도 많이 좋아졌다,고 한다. 난 과거 5년반동안 안 써봐서 모르겠지만...

 

향수와 명품?

향수 기사 난 거 못 봤나? 대다수의 유명 향수에 항호르몬제가 들어있어서 정자가 죽는다고 하는데, 그걸 선물로 줘? 대 끊기기를 바라는 집이 있으면 그 집에다가나 주든가.

명품? 그 비싼게 선물이냐? 뇌물이지.

 

우리나라 모 유명 여배우가 아시아 모델로 채택되었다는 XXX가방, 거 왜 그래 비싼거야?,라고 묻자 누군가 대답하더라.
"불에 넣어도 타지 않는데"

그래서 내가 다시 물었다.

"그걸 왜 불에다 집어넣는데???"

 

그러자 하는 말이, "물에 뜬데"

"그 비싼 걸 물에 던질 돈이 있으면 그 돈으로 수영이나 배우라구래. 그게 건강에 더 좋아."

 

한국에서는 남대문 시장에 가면 한국 냄새가 물씬 나는 것들이 '싸다싸~'판에서 장사진을 치고 있는데, 정말이지 프랑스에서 한국갈 때 기념품이라도 사갖고 갈까, 싶다가도 실상 돌아보면 살 것이 없다. 아니, 사갈 건데기가 없다. 몸에 좋다는 인삼같은 약초도 없고, 휴대용으로 쓸 수 있는 부채, 하다못해 매듭달린 핸드폰 고리같은... 뭔가 그 깜찍하고도 지역색이 확 나는, 그런 것이 없다. 한눈에 척 보기만 해도 딱 '나, 프랑스!' 이마에 대문짝만하게 쓰여있는 그런 특산품과 전통은 대체 다 사라진걸까?

 

 

이집트괭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