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딸애 학교 점심에 급식이 유기농으로 나오길래 '학교에서 먹으라'고 했다.
보통은 점심에 아이를 찾아와서 밥을 먹이고 오후 수업을 위해 다시 데려다주곤 한다.
지금까지는 샐러드나 과일만 유기농으로 나온다던가 했는데,
오늘은 점심 메뉴가 모두 유기농이라고 공고되어 있었다.
매일 유기농은 아니고 오늘 처음 있는 일이다. 내일 메뉴는 유기농이 아니다.
참고로, 샐러드 하나만 유기농으로 나오는 날도 1주일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하다.
아이가 학교에서 유기농으로 먹고 있다고 생각하니 집밥 먹는 나도 마음이 편하다.
한국에서 무상급식, 그것도 유기농 무상급식을 바라는 학부모들이 많다.
허튼데 삽질하느라 꼴아박는 돈을 전환시키면 물론 그 예산 나온다.
하지만 복지국가라는 프랑스에서조차 무상급식을 못하는 형편에
복지의 기반이 부실한 한국에서 과연 유기농 무상급식을 실현할 수 있을까.. 진한 의구심이 든다.
의료복지, 장애자복지, 여성복지, 임신/출산과 관련된 복지, 노후복지 등 그 많은
복지의 대상과 정책엔 대해선 나몰라라~~~ 뒷전인 한국 복지정책에서
왜 꼭 전아동 유기농 무상급식이 급우선이어야 하는가?
난 여기서 한국의 평등과 프랑스의 평등에 대한 단적인 시각차를 짚어보고 싶다.
한국인들이 생각하는 평등은 '너도 그거 하니? 나도 그거 할랜다!' 라면,
프랑스인들이 여기는 평등은 '너는 그거 하니? 나는 이거 한다'다.
한국인의 평등은 '너도 공짜냐? 그럼 나도 공짜다!'라면
프랑스인의 평등은 '당신은 적게 버니까 적게 내고, 나는 많이 버니까 많이 낸다',
다시 말해서 '버는만큼 낸다'다.
프랑스는 국립학교 급식과 국립 탁아소 등 지불액이 부모의 전년도 세금납부액을 기준으로 계산된다.
세금납부가 많다는건 그만큼 재산이나 소득이 많다는 얘기.
1에서 10단계까지 나뉘어 있는데, 우리집의 경우,
둘째가 태어난 이후로 세금납부액도 줄었고, 큰애의 급식비도
20상팀('센트'에 해당. 20상팀이라면 한화로 300원) 줄었다.
급식을 매일 먹는건 아니고, 보통 난 아이를 점심에 찾아와 집에서 먹여 보낸다.
없이 사는 집도 급식비를 내긴 낸다. 그 부모가 버는 만큼.
서로가 '당신은 얼마 내요?' 묻지 않는다. 알 필요도, 물어볼 필요도 없다.
한국같으면 아마도 남은 얼마 내는 지 궁금해서 물어볼 것 같다.
저 집은 차도 있는데, 아파트 몇 평 짜리가 있는데 등등등 얼마를 낼까 궁금해할 것 같다.
급식비로 얼마를 내는 지, 그것마저도 경쟁하려 들 것 같다.
여튼 그 사람의 형평에 따라 배려하고 책정하는 것,
이것이 '평등, 자유, 박애'를 주창하는 프랑스에서의 평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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