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한 무리의 직장 동료들이 한국으로 떠났다. 서울에서 다음 주 화요일에 열릴 행사 오프닝 연설에서 한국어로 인사하고 싶다는 상사에게 지금 한국에 가시면 세월호
참사로 인해 상황이 이러이러할 것이라고 설명해줬다. 행사 오프닝 연설하실 때, 추모인사를 해주시면 한국인들에게 많은 위로가 될 것
같다고 말했더니 이태리 출신의 상사는 몇 년 전 일어난 콩코디아호 사고 때도 선장이 배를 버리고 먼저 도망쳤다는 얘기를 했다.
하지만 당시 해경은 선장에게 '배로 돌아가 마지막까지 승객들을 구하라'고 명령하지 않았던가 말이다. 그리고 오프닝 행사 날만큼은 절대 붉은 옷 입고가지 말라고 권고해줬다.
처음 인사만 몇 마디 한국어로 하시고 희생자에 대한 애도는 영어로 하셔도 된다고 했는데도 상사는 희생자에 대한 애도도 꼭 한국어로 하고 싶다고 했다. 예를 갖춘 문장을 써서 읽으니 그에게는 십리나 되는 듯이 들리는가보다. 그러니 영어로 하시라고 했는데 그래도 굳이 꼭 한국어로 하고 싶다신다. 그래서 짧게 가르쳐 드렸다.
문장을 쓸 때는 괜찮았는데 내가 한국어로 말하는걸 노트북으로 녹음한다고 말을 하는데 애도를 표시하는 부분에서 목이 매여 결국 눈물이 흘러내리고 말았다. 가는 비행기 안에서 녹음을 듣고 여러 번 연습하겠다고 했다. 며칠 후 열릴 한-불 행사는 한국측도 프랑스측도 모두 영어로 말할 것이다. 하지만 연설 초반에 내 상사는 간단한 인삿말과 함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젊은 희생자에 대한 인사를 짤막하게나마 한국어로 할 것이다. 그가 하는 한국어 인사는 내가 고국의 한국인들에게
보내는 인사이기도 하다. 부정확할 지도 모를 그의 서툰 한국어 인사를 부디 관대하게 받아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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