놋버스를 타고 집에 오는 길에 창밖을 보고있는데 코끝을 스치는 냄새가 심상치않다, 아니나다를까 두 명의 SDF가 탔다. SDF란 불어로 Sans Domicile Fixe, 정해진 숙소가 없는, 즉 노숙자를 말한다. 그것도 한 사람은 내 바로 앞자리의 옆에 앉아있다. '뜨하~ 죽음이다!!!' 쟈켓에 코를 쳐박았다. 창문을 열어보려고 애를 썼으나 열리지를 않는다. 아령으로 팔힘을 기르던가 해야지 원.
길거리나 메트로(전철)에서 마주할 때는 잘 모르는데 SDF를 버스에서 마주하면 버스 맨뒷자리 승객까지 악취가 이동하는데는 채 3분도 걸리지 않는다. 이 냄새를 묘사하자면 참을 수 없는 지린내 또는 똥내에 가깝다. 창가에 앉은 승객들은 일제히 창을 열어제낀다. 그런데 놀라운건 코를 쥐고 창문을 열어제낄망정 버스 안의 어느 누구도 이들을 위아래로 힐끗힐끗 쳐다보는 사람이 없으며, 동행끼리라도 이들을 가리키며 수군대는 사람이 없다는거다. 좌석을 바꾸는 사람도 -거의- 없다. 한마디로 어느 누구도 요란떨지 않았다.
내 바로 앞에 앉은 어린 학생이 내릴 때가 되서 내 옆에 앞에 앉은 SDF의 무릎을 스치고 지나가게 되었다. SDF아저씨가 한말씀하신다.
"그럴 때는 pardon이라고 하는거야"
소년은 미안한듯 "Pardon"이라고 하고 내린다.
잠시 후, SDF 둘이 내렸다. 그들이 사라지고 나서도 버스 안은 아무 변화가 없다. 쑤군댐도 '아, 살았다'하는 안도의 한숨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그러곤새로운 승객들이 탔다. 그중 하나는 SDF 1이 서있던 바로 그 구석으로 가고, 또 한 명은 소년에게 '실례합니다'를 가르쳐준 SDF 2가 앉았던 바로 그 자리에 앉았다. 그 악취가 진동하던 sources에. 그래서 집에 들어오면 즉각 손을 씻는다. 하루 종일 밖에서 숱한 공공장소를 지나치며 공공시설을 만지는데 누가 어떤 손으로 무엇을 만졌을지 모르기에.
저녁에 마신 홍차때문인지 잠이 안 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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