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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ce 프랑스/Cinéma 영화

군사시설 확장계획에 10년간 맞써 승리한 프랑스 농부들의 이야기를 담은 감동적인 다큐, 'Tous au Larzac(모두 라흐작으로)'

퐁피두 옆 MK2 Beaubourg에서 다큐필름 'Tous au Larzac(모두 라흐작으로)'를 보고왔다. 최근 몇 년 간 본 영화 중에 가장 감동적인 영화였다. 실제이야기를 '바탕으로' 한게 아니라 실제 일어났던 일을 겪은 이들의 증언으로 만들어진 다큐라서 더욱 감동적이었다. 가슴을 덮히는 영화, Tous au Larzac. 감동 감동.. 보는 내내 얼마나 여러 번 눈물을 훔쳤는지. 영화가 끝나자 영화관은 박수갈채로 가득했다.

양치고 농사지으며 사는게 전부였던 '르 라흐작' 농부들이 국가의 군사시설 확장계획에 맞서 10년간 시위하는 동안 파리에 세 번 간다. 첫번째는 양떼를 몰고가 에펠탑 밑에 푼다. (웃는 양 그림은 르 라흐작의 상징임) 이 사건으로 세계 언론의 관심을 끌게 되고, 68혁명 직후였던 이때, 프랑스 도처에서 지지자들을 이끌어내게 된다. 그 후 몇 년 뒤, 트랙터를 몰고 파리에 올라간다. 그 후 또 몇 년 뒤, 양을 몰 때 쓰는 지팡이를 짚으며 8만 명이 침묵 속에 710km를 간다, 걸어서!

이전에는 서로를 모르던 르 라흐작 농부들은 시위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서로 알게 되며 친구가 되고 진정한 이웃이 된다. 국가의 이런 저런 회유책과 계략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연대해야만 승리할 수 있다'는 신념이었다. 투쟁이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한 증언자가 이런 말을 한다.
"이웃이 떠나가는 걸 보려고 10년간 투쟁한게 아니었다구요."

그렇게 장장 10년간을 투쟁하다가 1981년, 르 라흐작 군사건설 확장계획을 철수하겠다는 공약을 내 건 프랑스와 미테랑이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르 라흐작 농부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한국,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 자세한 영화 줄거리 상세는 링크된 기사 참조 > 농부들은 왜 에펠탑에 양떼를 풀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