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한 황교수의 두 연구원과 PD수첩, 묘연의 관계
황교수가 위기에 처했다. 미국으로 넘어간 연구원이 한쪽 발을 잡고있고, 나머지 발은 어처구니없게도 PD수첩이 잡고 있다. 이런 상황을 표현하기에 딱 맞는 불어표현이 있는데, 'il est dans la merde'. 그는 똥 속에 빠져있다,는 뜻이다.
첫째, PD수첩
세계가 인정하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자기네 나라 과학자를 자국의 한같 TV프로그램에서 얼굴에다 대놓고 똥을 끼얹는 경우는 우리나라밖에 없을 듯 하다. 참으로 분통스럽고 수치스럽다!!! 자기네 나라 과학자가 설/령/ 실수를 했다쳐도 자기네 나라 언론에서 들고일어나 정면에서 멱살잡고 싸잡아 허물을 뜯어서는 안된다. 하물며 영국, 미국, 프랑스 등 선진국 과학자들도 평생 하지 못한 과업을 수행한 자국의 명예스런 과학자를 PD수첩이라는 시사프로그램에서 꼬투리를 잡고 늘어진다는게 얼마나 치졸하고 부끄러운 일인지! 논문이 잘못되었네, 연구결과가 거짓이네.. 쳇! 세계 유수의 과학자들이 PD수첩 제작팀보다 덜 똑똑해서 황교수의 업적을 높이 샀다고 말하고 싶은건가 그래서? 다른 나라 과학자들도 밝히지 못한 황교수의 속임수를 밝혔다고 자랑하고 싶은건가? 세계의 과학자들은 다 눈뜬 장님인줄 아는가? PD수첩의 연구를 반박하기 위해서 '복제는 이렇게 하는거다'라고 연구의 핵심기술을 세상에다 다 공개하기라도 바라는건가?
과학자는 연예인이 아니며 마치 스님과도 같아서 가만히 두고 계속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주어야 하는데, 그러지는 못할망정 언론에서 심심하면 황교수를 들먹거리며 난리를 치는거냐, 왜?! 우리나라는 정기적으로 박찬호와 황교수를 언급하지 않으면 언론에서 다룰 기사가 그렇게도 없는 것이냐? 우리나라보다 몇 십 배 더 많은 세계적인 과학자를 낳는 나라도 언론에서 조용히 놔두는데 세계의 생명과학사를 뒤집은 과학자를 하나 낳아놓고도 제대로 관리를 못해주니 이게 대체 무슨 몰상식인가 모르겠다. PD수첩 프로그램을 보면서 '황교수 거 정말 의심스럽네..'하는 시청자는 또 뭔가? TV는 아직도 바보상자라는건가? 현명한 시민은 어떠한 방법으로든 독자를 -또는 시청객을- 현혹시키는 언론에 따끔한 손찌검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지금, 신부만이 성경을 소유하고 읽을 권리가 있었던 중세에 살고 있는게 더이상 아니란 말이다!
10년 전인가 조선일보에서 선전하던 문구가 기억난다. "특종을 만드는 신문!"
특종은 만드는게(make) 아니라 전달하는(deliver) 것이다. 특종을 만들어내는 신문은 어떠한 평범한 뉴스도 거짓말과 주관적인 견해를 개입시켜 '특종'으로 만들어버릴 수가 있다. 뭐는 못 만들겠나? 그야말로 대단한 신문이고 위험한 신문이다. 배고픈 늑대와도 같은 언론이다. 지금 PD수첩은 특종을 만들려고 안달이 났다. 언제 한번 한국의 언론을 멀리서 보는 내 견해를 블로그에 올려야할 것 같다. 오늘은 주제에서 벗어나니까 이쯤에서 끝내고.
둘째, 연구원 도난
첩보영화에서만 보던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난자 매매를 둘러싼 윤리적 논란을 이유로 황교수에게 '바이바이~'하던 새턴교수가 황교수의 연구원 둘을 가로챘다. 계획된 일인 듯 싶다. 아마도 그들에게 미국 국적을 주고 평생직장을 미끼로 꼬셨겠지 싶은데, 미국 언론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왜? 아니, 누구 좋으라고 그런 말을 떠들어대? 미국이 우리를 보고 웃겠다. 핵심연구원을 잃어서 대책수립에 급급할 황교수를 자국 TV프로그램이 발목을 잡아줘서 맥을 못추게 만들어서 다행이다,라며 말이다.
이 두 가지 사건이 동시에 일어나는 지금, 마치 체스판을 보고 있는 듯 하다. 한국 장기도 마찬가지겠지만 "첵!(check!)"을 부를 때는 내가 상대의 왕을 잇달아 2번 공격할 수 있을 때 건다. 한번 첵! 걸고나서 잡혀 힘을 못 쓰는건 부르나 마나 하는 바보같은 일. 새턴박사가 황교수에게 첵을 걸었는데, PD수첩이 우연하게 태클을 건건지 아니면 PD수첩이 먼저 태클을 걸게 해놓고 연구원을 채간건지.. 나는 알 수가 없지. 짙은 의심이 가기는 하지만. 아마도 <PD수첩>이 밝힐 수 없다는 그 제보자가 바로 그 핵심기술을 궁금히 여기는 사람이 아닌가 싶다. 황교수가 쓰러져야 득을 보는 사람. 누굴까?
수 년 전, 한국이 동물복제의 가능성을 보였을 때, 세계에서는 찬사와 더불어 윤리적 비난이 쏟아졌었다. 그러고 얼마 후, 한국의 복제연구는 비난하더니 영국이 양을 복제했다. 이번엔 한국이 개 복제에 성공하고 난자 매매의 비난을 받고 있다. 불과 얼마 후 미국에서 인간의 장기와 인간복제에 성공하는 날이 곧 올지 모른다. 그런 위기의 판국에 한국은 자국의 과학자에게 똥을 먹이고 있다니...
PD수첩, 특종이 그렇게 없더냐? 시청률 올라가니까 그렇게 좋더냐?
대체 뒤에서 누가, 어느 나라가 돈 먹이고 있는거냐? 그거나 밝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