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nce 프랑스

초라했던 한국 관광 홍보관

에꼴로 2006. 3. 19. 15:26

현재 3월 16일부터 19일까지 파리 Porte de Versailles에 소재하는 박람회에서 관광박람회가 열리고 있다. 세계 각지에서 몰려와 자기나라로 구경오라고 홍보하는 자리다. 

 

중국관 근처, 일본관 옆에 한국관 간판이 보이길래 반가운 마음에 가까이 가봤다. 부스자리가 센터에 위치하니 좋고.. 그러나 반가움은 잠시, 한국관을 보니 쪽팔려서 그 앞에서 발을 홱 돌려버렸다. 한국 관광안내 영상물 하나 돌리고 있는 것외에는 정말 볼 게 없었다. 한국 관광안내 카탈로그 깔아놓고, 남자분은 서서 다리 X자로 꼰 채로 턱 괴고 먼 산 쳐다보고있고 (을지로 지나다보면 이런 광경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여자 두 분은 한복 입고 입구에 앉아있는데, 그 앞에 노리개와 몇 가지 수공예품 깔아놓은 폼은 딱~ 길거리 잡상인. 뒤 벽과 기둥에 김소월의 <진달래꽃>을 한지에 먹으로 적어 붙여놨는데, 대체 어느 유럽인이 김소월을 안다고? 대체 어느 누가 시를 읽고 "오~! 한국에 함 가볼만하겠다!"라고 마음 먹는데? 대체 누구의 머리에서 나온 디스플레이 방식인지 심각하게 의심스럽다는. 시 쓴 폼도 그래.. 쓰려면 서예 제대로 쓸 줄 아는 사람을 불러서 쓰던가.. 전시 바로 전날 아무나 잡아 급하게 쓴 듯 그게 대체 몹니까?

 

참가도 안 한 나라들-예를 들면 미국-도 있기는 하다만 일단 부스를 열었다면 홍보를 잘 해야하지 않나? 그 부스 하나 세내는데 돈이 얼마고, 파리에까지와서 3일 홍보를 하면 나중에 끌어가는 관광수입이 대체 얼마가 될텐데!!! 눈에 확 들어오는 구조물로 시선을 한눈에 잡아끄는 중국관, 의상과 요리를 컨셉으로 이색적인 그 나라 문화의 특성을 한눈에 보여주던 말레이지아관과 느므느므 비교되더라. 오라고 오라고 홍보를 해도 관광객 유치를 하기 힘든 판에 '놀러오려면 오고 말래면 말아라' 식의 전시를 하고 있으니.. 그 초라한 전시관에 누가 얼굴 디밀어 카탈로그 달라하고 관광정보를 달라하겠느냐고? 스쳐 지나가는 방문객들이 던지는 썰렁한 시선에 부스가 꽁꽁~ 얼겠더만.자체능력으로 안되면 디스플레이 전문가라도 불러서 부스 전시 컨셉과 방식에 대해 고민 좀 하시지 그러셨어요? 대체.. 그게 몹니까? 관광지로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나라 한국을 홍보하는데 얼마나 돈을 아끼고 아껴서 투자를 하셨길래....... 후~ 허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