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nce 프랑스

개떡같은 크로노포스트의 사과답장

에꼴로 2009. 9. 8. 21:16
개떡같은 국제 속달 우편서비스 크로노포스트가 사과답장을 보내왔다. 오호~! 크로노포스트란 한국의 EMS에 해당하는 프랑스 내의 특수우편 서비스다. EMS는 서비스가 발전을 거듭하여 이제는 EMS로 보낸다고 하면 우체국에서 와서 소포를 포장해 들고까지 가주는데, 크로노포스트는 '선진국 프랑스'의 우편서비스라 하기에는 무색하게 그 허술하고 지랄같은 서비스에 치를 떤 바가 이미 여~~~~러 해!

최근에는 어떤 일이 있었는가 하면.. 문 앞까지 배달해줘야 할 크로노서비스가 1차, 2차 문을 통과하기는 커녕, 아니 1차 문 통과하는 코드와 연락처를 수신인 주소에 염연히 적었슴에도 불구하고, 1차 문도 통과하지 않고 "수신인 부재 중, 우체국에 와서 찾아가시오"는 쪽지를 건물 외벽에다가 떡~하니 붙여놓고 간 것. 여기서 내가 말하는 건물 외벽이라 함은, 그니까 내가 살고 있는 집의 단열재가 들어간 외벽이 아니라 길가에 사람 나다니는 저 바깥 울타리를 말하는거지. 쪽지를 돌벽에다 스카치테푸로 붙여놓고 가면 그게 잘 붙냐, 이 밥통아? 운이 좋으면 이웃의 누군가 줏어서 우리집 문 밑에다 넣어주고, 아니면 내가 들어오다가 길바닥에 널부러진 종이 쪽지를 줏어 '어, 내꺼네?'하고 획득하고, 아주 운이 안 좋으면 이 쪽지를 아예 잃어버리기도 했다는거지. 나는 집에서 소포 기다리고 있는데 배달부는 벨도 안 누르고 '수신인 부재 중'이라고 사라지고, 이런 쪽지는 우체통에 넣고 가야하는게 원칙인데, 배달부는 우체통에 접근도 하지 않고 바깥벽에 스카치테푸로 붙이고 사라졌다. 이러기를 한 두 번이 아니여.. 이렇게해서 한국에서 날아왔던 소포가 한국으로 회송된 적이 있다. 크로노포스트는 발신인에게 '우리는 아래와 같이 발송을 완수했슴'하고 '몇 시 몇 분에 쪽지 갖다가 전달하고 왔슴~'이라는 팩스를 보여주는데, 그 쪽지를 써서 삐라처럼 길에다 뿌리고 간겨? 정작 수신인이어야 할 나는 쪽지 못 받았당께!!! 쪽지라고 남기고 갔는데, 그 쪽지에 적힌 내 이름하며, 소포 번호를 엉뚱하게 적어놓고 간 적도 있고, 등기소포와 마찬가지로 신분증 확인을 반드시 하고 전달하는게 원칙인데 신분증 확인을 안 해서 내가 받아야 할 소포를 엉뚱한 사람한테 가서 배달하고 사인받고는 '우리는 배달했슴. 사인 여기 있슴. 책임없슴. 끝!'한 적도 여러 번. 이러고 이런 일이 비일비재.. 줄줄이 말하자면 3박4일 밤이 꼴딱 새지. 에효~ 끈기가 있는 분은 이 블로그에서 '크로노포스트'라는 검색어로 나오는 포스팅을 몇 개 읽어보세요. 그건 일부에 불과하오마는.

크로노포스트는 한/번/도/ 잘못을 시인한 적이 없고, 손해배상 또한 해준 적이 없다. 프랑스 서비스들이 전반적으로 대개들 이렇다. '고객은 왕'이 아니라 '고객은 하인'! 한국에서는 빠르게 보낸다고 EMS로 보내고, 철두철미하고 싹싹한 한국의 EMS만큼이나 프랑스의 크로노포스트도 마찬가지이거나 그보다도 훨씬 나을 것(왜? 프랑스니까?! 선진국이라니까?!)이라고 상상하면서 소포를 보내는데, 천만의 말씀! 앞으로 계속 받게 될 특급소포, 특히 한국에서 오는 소포를 제대로 받기 위해서 벼르고 별러 크로노포스트에 워드 A4용지로 3장짜리 장문의 편지를 써보냈다. 증빙자료 사진도 3장 포함해서 두툼한 편지를 크로노포스트 사장에게 한 통, 크로노포스트 고객센터에 한 통, 마지막으로 소비자 연맹에도 같은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그리고 오늘, 크로노포스트 고객센터로부터 답신을 받았다. 수도 없이 전화질에, 등기우편을 보냈을 때, 단 한/번/도/ 사과하지 않았던 크로노포스트가 사과를 했다. 하지만 별난건 아니다. 왜냐면, 내가 보낸 장문의 편지에 손해보상을 요구했던게 아니었으니까. 서비스 개선만 하겠다고 보내온 답장인 것이다. 뜯어진 소포, 행방불명된 소포에 대해 손해보상하라고 수도 없이 전화질(특수번호 유료전화!), 수도 없는 등기우편을 보냈을 때, 그들은 사과도 하지 않았고 손해보상의 '손'자도 인정하지 않았었다. 개발쇠발 그지같이 쪽지를 던져놓고 사라졌어도 고객이 그렁그렁 소포를 잘 줏어왔으니 손해보상은 하지 않아도 되겠고, 이렇게 손해보상 하지 않아도 될 때 사과하면 손해가 없으니까!!! "지적을 내게 알려줘서 고맙다" (<-이런 말 단 한 번이라도 하고 손해보상해줬어야 하는거 아니냐고?!!)" "앞으로 (길바닥에다) 함부로 쪽지 전하고 가지 않도록 주의 기울이라고 지시하겠다, 앞으로도 '우리 싸람 좋은 싸람' 우리를 믿고 우리 서비스 이용해달라" 뭐 그런 내용이다. 신랑에게 전화해서 편지 읽어주니까 "뭐시? 우리 사이에 믿음있는 서비스? 웃기고 있네"라며 마지막 부분에서 웃긴다고 키득대더라.

한 장의 편지로 순간 느끼는 약간의 승리감보다 부서지고 회송되고 행방불명된 내 소포들의 우는 소리가 더 구슬프고 크게 들린다. 한국에서 EMS로 프랑스에 소포를 보내시는 분, 발송 후에 반/드/시/ 수신인에게 소포번호를 알려주고 통지하세요. 참고로, 한국의 EMS는 우체국 소속 서비스지만, 크로노포스트는 우체국과 별도인 사립업체의 서비스입니다. 우체국과 별개에요.